코스피 자동매매 전략
지난 후기에서 "내가 현재 쓰는 건 돌파 전략"이라고만 쓰고 넘어갔다. 박스권을 뚫고 올라가는 종목을 사서 추세가 꺾이면 판다는 한 줄이 전부였다. 지금 라이브로 돌고 있는 KOSPI V96이 정확히 어떤 규칙으로 사고 파는지, 백테스트에서는 어떤 모양의 수익을 냈는지, 시장과는 얼마나 같이 움직이는지, 그리고 전에 쓰던 전략과 뭐가 다른지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숫자부터 보자.

백테스트로는 21년간 연 +31.4%인 전략이 라이브 반년 동안은 −13.3%,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9%다. 다만 현재 사용중인 전략이 어떤 장에서 돈을 벌고 어떤 장에서 못 버는 전략인지를 알면 이 차이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있다.
전략을 한 줄로 말하면
강하게 오르는 종목이 며칠째 버티면 사고, 추세가 꺾이면 판다. 단, 시장 전체가 약해지는 날엔 전부 팔고 쉰다.
이 전략은 싸게 사려고 하지 않는다. 볼린저밴드 위로 올라가 있는 종목, 그러니까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산다. 바닥을 잡는 쪽과는 정반대다. 그리고 이 전략의 손익 대부분은 어떤 종목을 사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약세로 바뀌는 날 정리하는 규칙과 크게 오르는 소수 종목을 끝까지 들고 있는 규칙에서 나온다.
왜 하필 돌파인가
싸게 사는 전략을 안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는 재무제표를 못 보고, 믿는 건 가격과 거래량뿐이다. 그 기준으로 규칙을 만들면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이 더 오른다"는 쪽이 가장 단순하고 코드로 옮기기 쉬웠다. 저평가 종목이 언제 제값을 찾을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지만, 가격이 밴드 위로 연속해서 올라가 있다는 건 판단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초기 버전(V46)은 볼린저 10일에 2.0배수를 썼다. 60개 조합을 그리드서치로 돌려서 지금의 20일, 2.5배수, 100일선으로 바꿨고(V50), 그때 Calmar(최대 낙폭 대비 연 환산 수익률)가 0.61에서 1.15로 올랐다. 지난 글에서 이 값들이 봉우리라고 쓴 바로 그 파라미터다. 잘 맞는 대신 한 칸만 틀어져도 성적이 무너지는 값이라는 걸 알고 쓰고 있다.
어떻게 사나
살 종목은 코스피 177개 유니버스를 매일 훑어서 고른다. 아래를 전부 통과해야 후보가 된다.
- 돌파: 종가가 볼린저밴드 상단(20일, 2.5표준편차)을 오늘과 어제 연속으로 넘어서 있다. 하루만 튀는 건 거른다
- 정배열: 10일 지수이동평균이 100일선 위에 있다
- 안전 필터: 하루 변동폭(ATR)이 6% 이하, 거래량이 20일 평균의 0.5배 이상, 최근 60일 중 오른 날이 30% 이상
- 점수 72점 이상: 기본 40점에서 시작해 아래처럼 가감한다
| 가점 | 점수 | 감점 | 점수 |
| 밴드폭이 20일 평균보다 10% 넘게 확대 | +OO | 일 변동폭(ATR) 5% 초과 | −OO |
| 10일선 > 100일선 > 120일선 정배열 | +OO | 종가가 밴드 상단보다 5% 넘게 위 (과열) | −OO |
| 거래량이 20일 평균의 1.5배 초과 | +OO | ||
| RSI 55~80 | +OO | ||
| 20일 수익률 5% 초과 | +OO |
후보가 여럿이면 점수가 높은 순으로 사고, 동점이면 티커 순이다. 이 동점 처리는 사소해 보이지만 정렬 기준만 바꿔도 21년 복리가 4% 가까이 달라졌다.
슬롯은 10개다. 남은 현금을 남은 슬롯 수로 나눠 균등하게 넣는다. 시장 폭이 좁을 때(지수 120일 수익률이 유니버스 동일가중보다 3%p 넘게 앞설 때)만 거래대금이 큰 종목에 조금 더 싣는다. 21년 중 발동일은 약 9%다. 2025~2026년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통째로 끌어올린 장을 위한 보험인데, 보험이라서 평소엔 거의 안 쓰인다.
어떻게 파나
청산은 다섯 가지다. 먼저 걸리는 쪽이 판다.
| 청산 | 조건 |
| 초기 손절 | 진입가 대비 −12% |
| 트레일링 | 고점이 진입가 +10%를 넘은 뒤, 고점 대비 max(12%, 2.5×ATR) 하락 |
| 추세 이탈 | 종가가 100일 이동평균 아래로 내려감 (2일 이상 보유 후) |
| 강제 청산 | 보유 240일 |
| 시장 약세 전환 | 시장 게이트가 약세로 바뀌는 날 전 종목 매도 |
손절 −12%는 지난 글에서 다룬 바로 그 값이다. 손절은 좁히지 않았다. 대신 위 다섯 번째가 시장 리스크를 맡는다. 이게 이 전략의 뼈대다.
시장 게이트 — 쉬는 것도 전략이다
코스피 지수의 16일 이동평균이 3일 사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본다.
- 약세 → 강세: 변화율이 +0.05% 이상이면 전환 (쉽게 켜기)
- 강세 → 약세: 변화율이 −0.80% 이하면 전환 (어렵게 끄기)
켜는 문턱은 낮고 끄는 문턱은 높다. 이 비대칭이 코스피에 맞춘 값이다. 약세가 되는 날에는 보유 종목을 전부 팔고, 약세인 동안에는 새로 사지 않는다. 21년 중 게이트가 강세였던 날이 79%였고, 나머지 21%는 현금으로 쉬었다.
게이트는 진입 신호가 아니라 청산 신호로 가장 많이 쓰인다. 백테스트 893건 중 40%(355건)가 시장 약세 전환으로 청산됐다.

이 그림에서 눈에 띄는 건 두 가지다.
- 가장 많은 청산 사유가 게이트인데, 평균 수익이 +13.9%다. 게이트가 손실을 막는 장치라기보다, 올라가던 포지션을 시장이 꺾이는 날 한꺼번에 이익으로 정리해주는 장치로 작동한다.
- 손실로 끝나는 청산(추세 이탈, 초기 손절)은 합쳐서 34%이고 평균 −6.3%, −14.4%다. 초기 손절의 평균이 −12%보다 큰 건 종가 기준으로 판단하고 체결되기 때문에 갭이 끼어서다.
수익률에서 보이는 특징
1. 승률은 45%, 이기는 거래가 훨씬 크다
백테스트 893건 중 이긴 거래의 평균은 +25.8%, 진 거래의 평균은 −6.9%다. 손익비가 약 3.7배다. 열 번 중 다섯 번 넘게 지는 전략이다. 대신 지는 건 작게, 이기는 건 크게 가져간다.
2. 수익은 소수의 거래에서 나온다
수익을 낸 거래만 모은 합계의 86%가 상위 10% 거래에서 나왔다. 수익률 상위 5%의 평균은 +122.6%, 하위 5%는 −15.9%다. 평소에는 작게 잃고, 2배가 되는 종목이 한 번 걸리면 그게 한 해를 만든다. 백테스트에서 가장 컸던 거래는 2015년 한미사이언스(98일 보유, +454%), 2008년 셀트리온(23일, +421%), 2020년 두산퓨얼셀(98일, +284%)이었다. 이 세 건이 각각 해당 연도의 수익을 사실상 혼자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런 거래가 몇 건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과거 기록일 뿐 매수·매도 의견이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런 종목이 안 나오는 구간에는 계속 잃는다. 라이브 반년이 이랬다.
3. 오래 들지 않는다
평균 보유는 52일, 중앙값은 41일이다. 단기매매는 아니지만 장기투자도 아니다. 추세가 꺾이면 금방 나온다.
시장과의 관계
백테스트 일간 수익률을 코스피 지수와 비교하면 이렇다.
- 상관계수 0.38, 베타 0.32 (월간으로 보면 상관 0.48)
- 코스피가 오른 날 전략은 평균 그 52%만큼 올랐고, 내린 날은 30%만큼만 내렸다
시장과 완전히 따로 움직이는 전략은 아니다. 대신 오를 땐 절반만 따라가고 내릴 땐 3분의 1만 맞는 쪽이다.

연도별로 보면 이 성격이 그대로 나온다.
| 연도 | 전략(V96) | 코스피 |
| 2008 | +47.8% | −40.7% |
| 2018 | +22.3% | −17.3% |
| 2022 | +4.5% | −24.9% |
| 2009 | +14.7% | +49.7% |
| 2025 | +13.5% | +75.6% |
| 2026 (9월 16일까지) | +46.0% | +59.4% |
크게 빠진 해(2008, 2018, 2022)에는 버텼고, 지수가 휘몰아치듯 오른 해(2009, 2025, 2026)에는 못 따라갔다. 특히 2025년과 2026년은 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끌고 간 장이라, 10종목을 고르게 담는 이 전략으로는 구조적으로 따라갈 수가 없다.
라이브 반년도 같은 모양이다.

5월에 코스피가 +28.4%일 때 −11.5%였고, 7월에 −22.2%일 때 −6.7%였다. 올라갈 땐 못 따라가고 빠질 땐 덜 맞았다. 라이브 일간 상관계수는 0.38로, 백테스트의 0.38과 같다. 방향의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라이브의 베타는 0.17로 백테스트(0.32)의 절반이라 시장을 더 적게 탔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되, 이번 반년에는 훨씬 약했다.
한 가지 짚어둔다. 월간으로는 "빠질 땐 덜 맞았다"가 맞는데, 이 전략이 시장 하락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7월에 −6.7%를 맞았다. 막는 게 아니라 덜 맞는 것이다.
이전 전략과 뭐가 다른가
전략은 라이브에서 세 번 바뀌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 버전 | 구조 | 연수익 / 최대낙폭 / Calmar | 4/1부터 쭉 돌렸다면 (~9/15) |
| V50 | 볼린저 돌파 원본. 게이트 없음, 손절 −9%, 만기 120일 | 24.6% / −21.6% / 1.14 | −10.4% |
| V70 | 5국면(초강세·강세·횡보·약세·초약세)마다 다른 전략 5개를 갈아끼움 | 29.0% / −20.7% / 1.40 | −9.0% |
| V95 | 돌파 단일 규칙 + 2국면 게이트 + 조건부 배분. 슬롯 10 | 28.8% / −19.6% / 1.47 | −2.1% |
| V96 | V95에서 손절만 −9% → −12% | 31.4% / −18.5% / 1.70 | −1.2% |
백테스트는 네 버전 모두 같은 데이터(2005년 1월~2026년 9월 16일, 177종목)를 같은 엔진으로 돌린 값이다. 오른쪽 열은 지난 후기에서 보여준 "한 버전만 쭉 밀고 갔다면" 수치다.
V50 → V70은 복잡도를 올리는 방향이었다. 국면마다 다른 규칙을 쓰면 더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백테스트 Calmar가 1.14에서 1.40으로 올라갔다. 다만 국면이 5개고 하위 전략이 5개면 바꿀 수 있는 파라미터도 5배다. 지난 글의 말로 하면 봉우리를 만들 기회가 5배로 늘었다.
V70 → V95는 반대 방향이다. 5국면 스위칭을 버리고, 돌파라는 하나의 규칙에 시장 게이트 하나만 붙였다. 백테스트 Calmar는 V70의 1.40에서 1.47로 소폭 올랐고, 최대낙폭이 −20.7%에서 −19.6%로 줄었다. 규칙이 훨씬 단순해졌는데도 성적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다. 라이브 슬롯도 이때 7개에서 10개로 늘렸다.
V95 → V96은 손절 청산 규칙 한 줄이다. 지난 글에서 다룬 대로다. 게이트가 생긴 뒤에는 −9% 손절이 리스크 장치가 아니라 정상적인 흔들림에 이길 거래를 털어내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이 흐름을 한 문장으로 하면 "더 영리하게"에서 "더 단순하게"로 왔다. V70이 V50보다 낫긴 했지만, 규칙을 줄인 V95가 다시 V70을 넘어섰다. 라이브 기간 전략별 성적은 이랬다.
- V50 (4/1~6/26): 계좌 −9.2%, 코스피 +53.5%
- V70 (6/29~8/14): 계좌 −6.8%, 코스피 −17.0%
- V96 (8/27~10/8): 계좌 +2.5%, 코스피 −2.7%
이번 −13.3%는 백테스트에서 얼마나 이례적인가
반년 −13.3%가 이 전략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21년 백테스트로 확인해봤다. 6개월(127거래일) 단위 수익률을 하루씩 밀어가며 5,226개 구간을 만들었다.

- 마이너스로 끝난 6개월 구간이 22.5%였다. 네 번 중 한 번은 반년을 손실로 끝내는 전략이다
- −10% 이하는 1.3%, −13.3% 이하는 0.4%였고, 그 구간은 2006년과 2008년에만 있었다. 가장 나빴던 6개월이 −16.0%(2008년 4월)다
- 그런데 백테스트의 21년 최대낙폭(−18.4%)이 찍힌 날이 2026년 8월 20일이다. 지금 라이브 구간 안이다. 21년 중 가장 깊게 빠진 때가 이번 장이라는 뜻이다
- 최장 고점 미갱신 기간은 467거래일(약 2년, 2011년 4월~2013년 3월)이었다. 그 사이에도 전략은 멀쩡히 돌았고 결국 새 고점을 갱신했다
이게 위로가 되는 숫자인지 경고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내 해석은 이렇다. 이번 반년은 백테스트 기준으로도 가장 나쁜 축에 드는 구간이고, 그래서 지금의 −13.3%만으로 전략이 망가졌다고 말할 근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반대로 같은 이유로 이번에 라이브가 백테스트보다 더 나쁘게 나왔다는 사실(라이브 최대낙폭 −24.6% vs 백테스트 −18.4%)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그 차이가 체결 방식, 데이터, 전략 교체 같은 실행 쪽 문제인지는 따로 따져봐야 한다.
이 글은 내 전략의 백테스트·라이브 기록이고 투자 권유가 아니다. 과거 수익률은 앞으로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언급한 종목은 매수·매도 의견이 아니다.